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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기타

토렌트 단속과 함정수사의 문제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아동 포르노물을 포함한 광범위한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단속이 뜸했던 토렌트의 경우에도 엄청난 양이 단속되고 있습니다. 이 단속의 근거가 되는 법과 그 해석론이 최근 크게 문제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토렌트 단속의 방법입니다. 토렌트의 원리와 그 단속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고, 이것이 가진 위법성 문제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토렌트의 운영원리 및 단속방법



(출처는 이미지에 써진대로)


토렌트가 종래의 P2P와 차별점을 두고 있는 점은 이용자 사이를 직접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트래커파일 내지는 주소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중개한다는 점입니다(첨부된 그림 참고). 트래커 서버가 중개자 역할을 함으로써 직접적인 추적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트래커 서버를 거치지 않고 DHT-Distributed Hash Table을 통해 직접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트래커 서버는 보통 해외에 있기 때문에 종전의 물리적인 P2P 단속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토렌트를 단속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단속하려는 기관에서 직접 사용하면 됩니다. 다른 P2P와 마찬가지로 토렌트의 다운로더는 동시에 업로더이기도 합니다. 업로드하는 입장(보통 시딩이라고 합니다)에서는 자기로부터 다운로드하는 IP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다운로드하는 입장에서도 업로더의 IP를 모두 확보가 가능합니다. 그 외의 방법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방법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보입니다. 경찰청의 보도자료에서 단속방법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안 나왔더군요.


함정수사의 위법성


함정수사는 보통 마약사범의 수사에서 주로 쓰입니다. 현행법상 함정수사를 허용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학설은 미국 연방법원의 이론에 따라 함정수사를 기회제공형과 범의유발형으로 나눠서 범의유발형의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법원은 학설과 개념은 다르게 보고 있지만 그 결론은 같이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2.10.27. 선고 92도1377-함정수사는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케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수사방법을 말하는 것이므로, 범의를 가진 자에 대하여 범행의 기회를 주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함정수사라고 말할 수 없다).


토렌트 단속의 위법성 여부


현재 토렌트의 단속방법도 일종의 함정수사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다운로드를 하던 업로드를 하던 결국은 범행유발의 수단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법원의 태도에 따른다면, 함정수사의 위법성 여부는 토렌트 단속과정에서 이용자에게 범행의사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 됩니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반적인 P2P와 마찬가지로 토렌트는 다수 대 다수의 업로드/다운로드 관계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관여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용자에게 범행의사는 이미 존재했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물론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토렌트 공유 사이트에 게시물을 남기는 등으로 수사를 벌인다면 함정수사의 위법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법성의 문제를 알고 있는 수사기관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